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자기주식 취득’을 고려할 때 가장 많이 부딪히는 벽이 있습니다. 투자자와의 관계 정리, 퇴사하는 핵심 인력의 지분 회수, 혹은 경영권 안정화 등 이유는 다양하죠. 그런데 막상 진행하려 하면 “배당가능이익이 없어서 불가능합니다”라는 회계사의 답변에 당황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자기주식 취득을 단순히 ‘회삿돈으로 회사 주식을 사는 행위’ 정도로 생각하시지만, 사실 이는 상법상 매우 엄격한 요건과 절차를 따라야 하는 ‘자본 거래’입니다. 자칫 절차를 하나라도 놓치면 거래 자체가 무효가 될 수도 있죠. 이 글에서 스타트업이 자기주식 취득 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법률 체크리스트를 짚어보겠습니다. 😊
자기주식 취득의 대원칙: 배당가능이익 💰
2012년 상법 개정으로 자기주식 취득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었지만, ‘무제한’ 허용은 아닙니다. 가장 핵심적인 제한이 바로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기주식 취득이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회사의 재산을 돌려주는 행위이므로,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해치거나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둔 것입니다. 배당가능이익은 간단히 말해 회사가 실제로 벌어서 쌓아둔 ‘이익잉여금’을 기반으로 계산됩니다.
하지만 J-커브 성장을 목표로 하는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은 어떤가요? 투자금(자본잉여금)은 넉넉할지 몰라도,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누적 결손)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재무상태표상 자본잠식 상태라면 말할 것도 없죠. 이 경우,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원칙적으로 회사가 직접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시리즈A 단계에서 초기 투자자의 지분 정리가 꼭 필요하다면, 회사가 매입하는 대신 다른 투자자(기존 주주 또는 신규 투자자)에게 지분을 양도하도록 중개하는 방식(구주거래)을 우선 검토해야 합니다.
예외는 없을까요? 배당가능이익이 없어도 가능한 경우 ⚖️
그렇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법은 배당가능이익이 없어도 예외적으로 자기주식 취득을 허용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실무와 밀접한 경우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
- 합병 또는 다른 회사의 영업 전부 양수 시: M&A 과정에서 반대 주주의 주식을 매수하거나 합병 대가로 자기주식을 취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M&A나 분할 등 회사의 중대한 결정에 반대하는 주주가 “내 주식을 사달라”고 요구(주식매수청구권)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주주 보호를 위한 강력한 권리이므로 회사의 재무 상태와 무관하게 해당 주식을 매수해 줘야 합니다.
이 외에도 회사의 권리 실행(예: 담보로 잡은 주식의 경매 참가)이나 단주 처리(주식 병합 등으로 1주 미만의 주식이 생길 때)를 위한 경우도 있습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2가지 함정: 주주평등과 세금 ⚠️
배당가능이익 요건을 겨우 맞췄다고 해도, 안심하긴 이릅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실수하고, 또 가장 치명적인 두 가지 함정이 남아있습니다.
1. 주주평등의 원칙: ‘조용한’ 거래는 무효입니다
자기주식 취득의 또 다른 대원칙은 ‘주주평등의 원칙’입니다. 회사는 주식을 팔 기회를 모든 주주에게 공평하게 제공해야 합니다. 즉, 특정 주주(예: 퇴사자)의 주식만 콕 집어서 매수할 수 없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가 퇴사하는 임직원이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을 회수할 때입니다. 다른 주주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조용히 회사와 퇴사자 간의 계약만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경우죠. 이 거래는 주주평등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가 될 수 있으며, 이 결정을 내린 이사는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2. 세무 리스크: ‘거래’에는 세금이 따릅니다
법률 절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세금 문제입니다. 비상장주식은 ‘시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거래 가격이 항상 문제가 됩니다. 세법상 정해진 평가 방법(상증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 등)에 따르지 않고 너무 높거나 낮게 거래하면, 그 차액에 대해 증여세나 법인세, 혹은 소득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취득한 주식을 바로 소각(자본감소)할 계획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배당을 한 것과 같다고 보아, 주식 양도소득세가 아닌 세율이 더 높은 배당소득세(의제배당)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
대주주의 개인적인 자금 사정을 돕기 위해 회사가 시가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주는 등, 자기주식 취득을 우회적인 자금 지원 창구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상법 위반일 뿐 아니라 배임죄 등 형사 문제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전략적 카드: 자기주식 활용법 📈
이처럼 복잡하지만, 자기주식 취득은 잘 활용하면 스타트업에게 강력한 전략적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배당가능이익이 있다는 전제 하에 말이죠!)
- 경영권 안정화 및 지분 정리: 상장(IPO)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주주 구성을 정리하거나, 우호 지분율을 확보하여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 스톡옵션(주식보상) 재원 확보: 핵심 인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할 때, 신주를 발행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Dilution)됩니다. 하지만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교부하면, 지분 희석 없이도(Dilution-free) 훌륭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결국 스타트업은 빠른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함께 관리해야, 필요할 때 ‘자기주식 취득’이라는 유용한 카드를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자기주식 취득은 법률, 회계, 세무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물어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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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변호사/변리사/약사/미국 회계사(Maine)
변호사 이일형(law@lawyerli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