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일형 변호사입니다. 최근 시리즈 A 투자를 준비하던 한 대표님께서 다급하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변호사님, VC에서 ‘풀레쳇(Full Ratchet)’ 방식의 희석방지조항을 넣자고 하는데, 이게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그냥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요?”
많은 창업자분들이 투자 유치 자체에 집중하느라, 계약서 뒤편에 숨겨진 이 ‘희석방지조항’의 무서움을 간과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조항 하나가 훗날 여러분의 지분율을 반토막 낼 수도, 회사의 추가 투자 길을 막아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변호사로서, 그리고 여러분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희석방지조항의 개념부터 실전 협상 전략까지 완벽하게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
1. 희석방지조항, 도대체 왜 필요한가요? 🤔
희석방지조항(Anti-dilution Clause)은 쉽게 말해 ‘투자자 보호 장치’입니다. 회사가 후속 투자를 유치할 때, 이전 라운드보다 낮은 기업 가치로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Down-round)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기존 투자자의 지분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환가격을 조정하여 주식 수를 늘려주는 메커니즘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A 투자자가 주당 10,000원에 들어왔는데, 1년 뒤 회사가 주당 5,000원에 신규 투자를 받는다면 A 투자자는 앉아서 손해를 보게 됩니다. 스타트업 투자는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 본질이기에, 투자자들은 이러한 가치 하락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방패가 필요합니다.
희석방지조항은 투자자에게는 ‘보험’이지만, 창업자에게는 ‘지분 희석의 가속화’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충격의 강도가 천차만별입니다.
2. 풀레쳇 vs 가중평균: 천국과 지옥의 차이 📊
희석방지조항은 크게 풀레쳇(Full Ratchet) 방식과 가중평균(Weighted Average) 방식으로 나뉩니다. 이 둘의 차이를 아는 것이 협상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풀레쳇 방식은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하고 창업자에게 가장 가혹한 방식입니다. 신규 발행가가 기존 전환가보다 낮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환가격을 신규 발행가로 100% 낮춰버립니다. 발행 규모와 상관없이 가격만 봅니다.
반면, 가중평균 방식은 신규 발행되는 주식의 수량과 가격을 모두 고려하여 ‘합리적인 수준’에서 전환가격을 조정합니다. 풀레쳇보다는 창업자에게 훨씬 온건한 방식이죠.
풀레쳇 vs 가중평균 비교표
| 구분 | 풀레쳇 (Full Ratchet) | 가중평균 (Weighted Average) |
|---|---|---|
| 조정 방식 | 신규 최저 발행가로 전면 재조정 | 발행 규모와 가격을 고려한 가중치 적용 |
| 창업자 영향 | 지분 희석 극대화 (위험도 최상) | 상대적으로 완화된 희석 (일반적) |
| 투자자 입장 | 가치 하락 완벽 방어 | 합리적인 수준의 가치 보전 |
| 비고 | 후속 투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음 | Broad-based와 Narrow-based로 나뉨 |
풀레쳇 조항이 있으면, 회사가 아주 소량의 주식이라도 낮은 가격에 발행하는 순간 기존 투자자의 모든 주식 가격이 그 낮은 가격으로 조정됩니다. 이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3. 실전 계산: 내 지분은 어떻게 될까? 🧮
말로만 들으면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숫자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겠습니다. 이 계산 결과를 보시면 왜 제가 협상 테이블에서 땀을 쥐게 되는지 이해하실 거예요.
📝 가상 시나리오
- 기존 투자(A): 주당 10,000원에 10억 투자 (100,000주 보유)
- 다운 라운드(B): 경영 악화로 주당 5,000원에 신주 발행 결정
결과 비교
1) 풀레쳇 적용 시: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가 10,000원 → 5,000원으로 조정됩니다.
보유 주식 수: 10억 / 5,000원 = 200,000주 (2배 증가!)
2) 가중평균 적용 시:
발행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0,000원과 5,000원 사이의 약 8,000~9,000원 선에서 조정됩니다.
보유 주식 수: 약 110,000~120,000주 내외로 소폭 증가
보시는 것처럼 풀레쳇 방식은 기존 투자자의 지분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버립니다. 이는 고스란히 창업자와 경영진의 지분 희석으로 이어지죠. 회사를 살리려고 투자를 받았는데, 내 회사가 아니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4. 창업자를 위한 협상 전략 3가지 👩💼👨💻
“그럼 VC가 풀레쳇을 요구하면 무조건 거절해야 하나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초기 시드(Seed) 단계나 회사가 정말 급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이때도 안전장치는 마련해야 합니다.
- 가중평균 방식 고수하기:
가장 기본입니다. “우리 회사는 성장이 확실하고, 풀레쳇은 후속 투자자에게도 부담이 된다”는 논리로 가중평균(특히 Broad-based) 방식을 설득하세요. - 예외 조항(Exception) 만들기:
희석방지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명시하세요. 스톡옵션 행사, 전환사채 전환, 특정 소규모 투자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 일몰 조항(Sunset Clause) 설정:
“좋습니다, 풀레쳇을 받겠습니다. 대신 다음 라운드 투자 유치 시(또는 1년 뒤)에는 이 조항을 소멸시키거나 가중평균으로 변경합시다.”라고 제안해 보세요. 영구적인 족쇄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Pay-to-Play 조항(기존 투자자가 후속 투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희석방지 권리를 박탈하는 조항)을 역으로 제안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권리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
투자는 창업자와 투자자의 ‘결혼’과 같다고 합니다. 서로의 이익을 보호하면서도 회사의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희석방지조항, 이제 무조건 두려워하지 마시고 전략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으시길 바랍니다.
혹시 현재 투자 계약서를 검토 중이신가요? 조항 하나하나가 회사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더 궁금한 점이나 막막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물어봐 주세요. 제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
< ☆ Disclaimer: 위 내용은 PitchUp의 지적 재산으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에 기반한 법적 조치 등 구체적인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으며,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 변호사/변리사/약사/미국 회계사(Maine)
변호사 이일형(law@lawyerlih.com)